대구의 향토음식인 따로국밥(국일따로국밥집). 중앙포토
우울할 때 외로울 때 힘이 들 때 생각나네요. 아!! 이러면 안 돼요~. 빠져들까 겁이 납니다. 따로국밥 막창구이 찜갈비도 생각나네요.
지난 19일 경북 칠곡군 칠곡휴게소. 매장에서 흥겨운 노래가 울려 퍼지자, 점심을 먹으러 온 휴게소 이용객들이 귀를 기울였다. 김재곤이 작곡하고, 김나희가 부른 ‘대구의 맛’이라는 트로트풍 노래다. 특히 대구 시민은 지역 향토 음식인 따로국밥·뭉티기·찜갈비 등이 가사에 등장하자 웃기도 했다. 한 이용객은 “주말 나들이 가는 길에 따로국밥을 시켰는데 노래에 등장해 놀랐다”며 “재미도 있고, 아이디어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3월부터 점심 시간대 본격적으로 이 노래를 틀어온 칠곡휴게소는 음식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고 한다. 이경재 칠곡휴게소(서울방향) 소장은 “따로국밥 등 대구 10미(味)를 칠곡휴게소에서 팔고 있는데, 이를 노래에 담은 ‘대구의 맛’을 틀었더니 이용객이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며 “매출도 함께 늘었다”고 말했다.
경북 칠곡휴게소에서 파는 대구 10미. 대구시가 제작한 트로트 '대구의 맛' 노래를 틀어 홍보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대구 10미는 따로국밥·동인동찜갈비·막창·논메기매운탕·무침회·납작만두·복어불고기·야끼우동·뭉티기·누른국수 등 대구시가 선정한 향토 음식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9월 대구 10미를 홍보하는 ‘대구의 맛’ 노래를 제작했다. 대구시 위생정책과 이상철 주무관 아이디어다. [출처:중앙일보]
이 주무관은 21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대구는 역사성을 지닌 음식이 많은데 국과 밥을 따로 내주는 따로국밥은 6·25 한국 전쟁 때 전국에서 몰려온 피난민에게 인기를 얻었고, 무침회는 섬유산업을 이끌어간 노동자들이 사랑한 음식이다”며 “소모적인 홍보 물품을 제작하는 것보다 이러한 역사성을 노래로 만들어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은 여러 노래를 검색하다 가수 박현빈의 ‘앗 뜨거’, ‘곤드레만드레’ 등을 작곡한 김재곤씨의 흥겨운 노래에 꽂혔다. 화끈한 대구 음식과 어울릴 것 같아서였다고 한다. 이 주무관은 김씨에게 연락했고, 만나러 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 이후 수차례 서울행 끝에 노래가 만들어졌고, 대구가 고향인 가수 김나희씨가 노래를 부르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대구 10미를 담은 트로트풍 노래가 완성됐고, 음식 업계에서 다운받을 수 있도록 음원사이트에도 등록했다.
대구시는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와 협력해 대구·경북 지역 휴게소부터 시작해 전국 16곳 휴게소에 ‘대구의 맛’ 노래를 틀 방침이다. 이 주무관은 “천안 호두과자처럼 이 노래를 통해 대구 음식이 전국 휴게소에서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제작한 트로트 '대구의 맛' 앨범 커버. [사진 대구시]
대구시 가수협회도 노래 홍보에 두 팔을 걷어 올렸다. 대구 가수협회 영남중앙회는 이달부터 운영 중인 노래 교실에서 ‘대구의 맛’을 주요 곡목 중 하나로 선정했다. 지역 가수와 가수지망생 약 20명 정도가 노래를 함께 배우고 다른 곳에 홍보한다. 김명진 대구 가수협회 영남중앙회장은 “우리 협회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노래를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 최종 목표는 ‘대구의 맛’이 노래연습장 업계에 음원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통상 음원에 등록되려면 관련 업계에 돈을 줘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해서다. 이 주무관은 “노래가 유명해지면 알아서 넣어준다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흥준 대구시 위생정책과장도 “‘대구의 맛’이 외식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출처:중앙일보]